팀 문화2024-02-27

외주 관리 SaaS는 어쩌다 만들어졌나 : 에이전시 CRM 개발기 (2)

외주관리 SaaS 툴 플러그 탄생기 2화로 돌아왔어요. 1화를 보고 읽어주시면 더 흥미진진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안녕하세요. 외주관리 SaaS 툴 플러그(pluuug) 탄생기 2화로 돌아왔어요.

1화를 먼저 읽고 오시면 훨씬 더 흥미진진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1화 바로 보기 👈)

3줄 요약

  1. 외주관리 SaaS를 론칭한 뒤 "추가 채용 생각이 사라졌다"는 후기가 가장 많았어요. 인건비의 약 1/10로 운영 관리 문제가 해결됐거든요.

  2. 동시에 세 가지 뼈아픈 SaaS 고객 피드백을 받았어요. "기능이 베타 같다", "정산만 쓰고 싶다", "무료체험이 끝나 다시 못 들어간다".

  3. 결론은 기능을 넓히는 대신 타겟에 더 집중하는 것, 그리고 14일 무료체험을 없애고 기간 제한 없는 Free 플랜으로 바꾸는 것이었어요.

외주관리 SaaS를 론칭하고 받은 첫 피드백

서비스를 론칭하고 유저분들의 피드백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어요. 긍정적인 피드백에 행복회로가 풀가동!! 되어 있었는데, 주로 이런 이야기들이었어요.

  • 기존 커뮤니케이션에서 낭비되던 리소스와 병목이 눈에 띄게 줄었다

  • 문서·운영 관리에서 발생하던 휴먼 에러가 사라졌다

  • 엑셀과 노션으로 전부 수기 관리하던 일이 플러그로 훨씬 편해졌다 (덕분에 매출도 늘었다는 기분 좋은 이야기까지!!)

그중 가장 많이 들은 후기는 "추가 채용에 대한 생각이 사라졌다" 였어요. 운영 매니저를 채용하려다 인건비가 부담되어 플러그를 쓰기 시작했는데, 거의 1/10 금액으로 관리 문제가 해결돼 채용 계획을 접었다는 이야기였죠.

우리 조직이 피부로 느끼던 문제를 풀려고 만든 서비스가, 다른 팀의 고민까지 덜어줬다는 사실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뿌듯했어요.

하지만, 유저의 니즈는 생각보다 다양했어요

행복의 나날도 잠시. 곧 끝없는 고민의 물살에 휘말리게 됩니다.

SaaS 프로덕트를 만들고 계신 분이라면 분명 공감하실 SaaS 고객 피드백 세 가지를 준비했어요.

Case 1) "베타버전 급인데 유료 결제는 좀…"

"기능이 생각했던 것보다 완성형이 아니네요. 베타버전 급인데 유료 결제하기가 많이 망설여져요."

아뿔싸. 시작부터 큰 거(?)가 와버렸습니다.

영업 CRM과 계약·정산의 효율을 높이는 기능 위주로 구현하겠다는 비전으로 움직였지만, 대규모 CRM 툴과 비교되니 상대적으로 기능이 적어 보인다는 점이 단점으로 두드러졌어요. 타겟 유저에 맞춰 뾰족하게 개발했는데, 오히려 '베타스러워 보이는' 탓에 유료 결제가 망설여진다는 의견이었죠. 이 피드백이 '수많은 엄청난 기능보다 외주 산업에 특화된 뾰족한 기능'을 향해 달리던 플러그 팀의 첫 번째 고민이 되었어요.

고민 끝에 저희는 이렇게 방향을 잡았어요. "추가 기능을 빠르게 개발하자. 그렇지만 외주 산업에 대한 포커스는 그대로 가져가자."

그 결과 CRM 업데이트는 물론, 최근 외주사를 위한 리소스 투입 현황 기능도 업데이트했어요. 외주사의 영업 단계부터 실무자 단까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았습니다. 앞으로 추가할 기능 역시 '외주'를 하는 에이전시와 프리랜서의 문제를 뾰족하게 푸는 방향으로만 개발하려 해요.

기능을 넓힐까, 타겟을 좁힐까

판단 기준

기능을 넓히는 길

타겟에 집중하는 길(플러그의 선택)

첫인상

"기능 많다"로 완성도 있어 보임

"기능 적다"로 베타처럼 보일 수 있음

개발 리소스

넓게 분산, 깊이 얕아짐

외주 산업 문제에 집중 투입

러닝 커브

안 쓰는 기능까지 배워야 함

쓰는 기능만 빠르게 익힘

장기 포지션

대형 CRM과 정면 경쟁

외주관리 SaaS 카테고리 선점

Case 2) "미정산만 관리하고 싶은데 안 될까요?"

플러그는 '영업 관리와 더불어 계약과 미정산 건을 함께 관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에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미팅부터 수주 성공, 계약과 중도금 계산, 정산 관리까지 하나의 대시보드에서 볼 수 있도록 개발했죠. 하지만 이 모든 병렬 기능이 누군가에게는 오버스펙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달했어요.

실제 도입 문의 미팅에서 꽤 많은 분이 "정산만 관리하고 싶다"는 의견을 주셨거든요. 하지만 단편적인 기능만으로 요금제를 출시하면, 비즈니스의 일련의 과정을 한눈에 보는 플러그의 장점이 흐려질 뿐 아니라 요금제 개편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플러그 팀은 '우리의 타겟'에 더 집중하기로 했어요. 실제로 우리 제품의 가치에 공감하고 결제하는 고객층은 이 구성을 오버스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여기에 하나 더 물었어요. "낮은 스펙의 기능으로 요금제를 개편하면, 그분들이 과연 과금해서 써주실까?" 답은 "잘 모르겠다" 였어요. 플러그의 메인 가치인 '에이전시 조직 내 모든 관리 영역의 협업'이 오히려 낮은 스펙의 기능 때문에 흐려질 수 있다고도 생각했고요.

결국 우리는 늘 부족하고 한정된 리소스를 '우리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고객층'에 집중해서 쓰기로 했어요.

Case 3) 이제 제대로 써보려는데, 무료체험이 끝났어요

플러그를 이탈한 고객분들께 다시 팔로업했을 때 이런 피드백을 들었어요.

"제대로 사용해보려 했는데 무료체험이 끝나서 다시 들어갈 수가 없더라고요."

플러그는 14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만 무료체험 플랜을 쓸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어요. 14일이 지나면 워크스페이스에 접근조차 못 하거든요(..!).

그래서 결론을 내렸어요. "모든 사용자가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만들자."

플러그 팀은 이제 14일 무료체험을 없애고, 기간 제한 없는 Free 플랜을 출시하려 합니다. 고객이 "오, 이거 좋은데?"라고 느끼는 개수까지만 무료로 제한하고, 가치를 느낀 고객은 자연스럽게 결제로 이어지도록요. 그 가치를 느낄 때까지는 언제라도 다시 돌아와 외주관리 SaaS를 다시 써볼 수 있게 하려 해요. (플러그는 언제나 유저분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

SaaS와 조금씩 더 친해지고 있는 플러그 팀

'평균 실종'이라는 표현처럼, 일반 소비문화뿐 아니라 SaaS 서비스에서도 각자 원하는 기능이 정말 다양하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너무 많은 기능은 누군가에게 혼란을 주고, 뾰족하게 타겟팅된 기능은 또 누군가에게 "베타 기능" 정도로 느껴질 수 있고요. 모두가 원하는 중간 지점을 찾는 여정은 평생 숙제일 것 같아요. (혹은 중간 지점을 찾지 않는 것이 답일지도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우리의 비즈니스 운영 고민을 개선해보자'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플러그 팀 안에서만 소비되고 끝나는 서비스가 아니라 이 서비스를 쓰는 모든 조직과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여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아웃소싱을 진행하는 개발자 팀으로서, 더 많은 분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고 실행하자는 결의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가보려고 해요

플러그는 더 나은 옵션에 대한 두려움(FOBO, Fear Of Better Options) 을 없애고 싶어요.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기능이 많아야 좋은 서비스라는 인식이 마음 한구석에 깔려 있어요. 외주 에이전시에서 계약·미정산 관리처럼 자주 쓰는 기능 외에 '있으면 언젠가 쓸 것 같은 기능들'에 대한 니즈 같은 거요. '더 나은 옵션이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은 다른 최적의 기회가 올 때를 대비하게 만들어 어떤 선택에도 전념하지 못하게 해요.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결국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골라야 하죠. 잘못된 선택을 하면 필요 이상의 오버스펙에 끌려다니고, 러닝 커브 앞에서 우왕좌왕하게 돼요.

1편에서 언급한 것처럼 플러그는 앞으로도 '과유불급' 없이 외주 에이전시(또는 프리랜서)에게 꼭 필요한 핵심 기능만 제공할 예정이에요. 적합한 기능으로만 뾰족하게 꾸린 서비스로 극상의 만족감을 드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선택과 집중의 매력을 강조한 SaaS'라는 수식어를 스스로 붙여보기도 하고요. "pluuug가 없는 외주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경험" 을 선사하는 것이 저희 팀의 최종 목표예요.

+ SaaS 도입이 표준화되는 그날까지

마지막으로, 현실성 있는 원대한 꿈 하나를 이야기해볼게요.

과거 엑셀 사용이 원활하지 않던 시절, 엑셀 유저는 소위 '나대는 직원'이었을지도 몰라요. 함수 수식을 휘황찬란하게 뽐내며 컴퓨터와 친하지 않은 부장님을 쪼그라들게 하고, 압도적인 업무 속도로 동료의 기를 죽인다고 여겨졌을지도요. (갑자기 분위기 엑셀?)

누구나 새로운 것을 접하기 전에는 두려움이 있어요. 잘 모르겠으니 일단 배척하는 거죠.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낸 누군가의 도입 제안 덕분에 그 팀은, 어쩌면 그 회사는 훨씬 편리한 업무 환경을 갖게 됐을 거예요.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 이야기가 헛웃음 나는 이유는, 이제는 수기보다 엑셀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걸 누구나 알기 때문이에요. 마찬가지로 SaaS 도입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걸 모두가 인지하고 원활히 쓰는 시대가 온다고 생각해요. 직장인과 뗄 수 없는 엑셀처럼, 각자의 비즈니스에 맞는 SaaS 도입이 표준화되는 원대한 꿈을 꿔보며 2편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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